작성일 : 21-11-19 14:09
백두현 교수, 한국 최초 국어사전 ‘조선어사전’ 의령군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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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경북 의령군에 기증된 한국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 의령군 제공
(사진2) 백두현 경북대 명예교수. 백 교수 제공



“박물관 건립 추진 소식에 결심”


백두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아래 사진)가 한국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을 경남 의령군에 기부했다. <조선어사전>은 일제강점기 우리말 관련 3대 도서로 꼽히며 한국에서 최초로 인쇄 출판된 뜻풀이 국어사전이다.

의령군은 지난 11일 의령문화원사에서 열린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추진 학술발표회’에서 발표자로 참여한 백두현 경북대 명예교수가 <조선어사전>을 기부했다고 18일 밝혔다. 백 교수는 이날 “의령군에서 국어사전박물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기증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저의 움직임이 하나의 불씨가 돼서 (전국적으로) 사전 기증 운동이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사전은 교육학자 문세영(1895~1952)이 단독으로 작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글학회(옛 조선어학회)는 문세영보다 20년 늦게 <큰사전>을 출간했다. 백 교수는 “<조선어사전>은 일제강점기 개인의 신념으로 이뤄낸 첫 번째 국어사전 편찬으로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말을 지키고자 했던 한 인간의 초월적인 노력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1994~1995년쯤 대구 중구 봉산동의 한 고서점에서 <조선어사전>(1955년 판본)을 발견해 당시 약 5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이후 백 교수는 자신이 30년간 몸담은 경북대 연구실의 책장 한편에 이 사전을 꽂아놓고 소중하게 간직했다. 그는 지난 8월 강단에서 물러난 뒤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다.

<조선어사전>은 1917년부터 제작됐으며 20년 만인 1938년 10만개 어휘를 기록해 놓았다. 이 사전은 출판 이후 계속 수정·증보판이 나왔고 광복 이듬해에도 다시 나와 국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배열 방식이나 주석 내용이 세련돼 현대 사전으로서 면목을 갖추고 있다.



-경향신문. 김정훈, 백경열 기자. 2021.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