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 광복 75주년 맞아 고종이 美 외교고문 데니에게 하사
고종이 자신의 외교고문을 지낸 미국인 데니에게 1890년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태극기가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오는 14~23일 상설전시실 1층 대한제국실에서 국내에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사진)를 특별 공개한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태극기는 가로 263㎝, 새로 180㎝이다.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만들었다. 붉은색과 푸른색 천을 오려서 바느질한 것으로 4괘의 형태와 배치는 현재와 같지만 색깔이 푸른색으로 다르다.
1886년 청나라 이홍장의 추천으로 외교고문이 된 데니는 고종의 뜻을 반영해 청나라의 부당한 간섭을 비판했다. 또 조선이 주권독립국임을 주장하고,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 협조할 것을 조언했다. 1888년 주한 러시아공사 카를 이바노비치 베베르와 육로통상조약을 맺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데니의 이러한 행동은 이홍장의 미움을 샀고 결국 파면됐다. 고종은 조선을 떠나는 데니에게 태극기를 선물했다.
해당 태극기는 이후 데니의 후손이 보관하다 1981년 한국 정부에 기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던 중 2008년 문화재로 등록됐다. 이번 특별 공개에서는 태극기와 함께 태극기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도 별도로 마련한다.
대한제국실에선 1892~1934년 한국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펼친 미국인 목사 윌리엄 아서 노블(1866∼1945)이 소유했던 태극기,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 당시 대한제국 전시관 모습을 소개한 프랑스 ‘르 프티 주르날’ 등의 전시품도 상설 전시되고 있다.
- 국민일보 2020.08.14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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