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5일 서울 은평구 서울기록원 개원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기록원은 서울시의 기록물 관리 전문기관으로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5000㎡ 규모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일제 때 토지 문서부터 세월호 추모글까지
은평 ‘혁신파크’ 안에 들어서
옛 사진·물건 등 시민과 공유
서울시의 기록물 관리 전문기관인 ‘서울기록원’이 15일 개원식과 함께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이 공간이 서울에서 생성되는 기록물을 보관하고, 이를 시민들이 공유하는 ‘기억저장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안에 들어선 서울기록원은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5000㎡ 규모로, 서고 13개의 선반 총길이는 29㎞에 달한다. 전문 보존공간(지하 1~2층), 시민 참여공간(지상 1~3층), 기록물 작업공간(지상 4층)으로 구성됐다. 시는 총 498억원을 투입해 2016년 4월에 착공, 지난해 말 준공했으며 2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쳤다.
서울기록원은 100여년간의 기록물과 앞으로 30년간 생산될 분량까지 포함해 총 130만여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다. 1910년대 초반 토지 관련 기록부터 2000년대 전자문서에 이르기까지 서울시정의 역사를 증명하는 문서와 사진, 영상, 물건 등을 보관한다.
또 세월호 참사 당시 서울광장 분향소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리본과 추모글 같은 사회적 기록물도 영구 보존된다. 올 하반기엔 경북 청도문서고에 있는 시 주요 기록물 11만점이 모두 이곳으로 이관된다. 개방형 서고가 있는 시민 참여공간은 입장객이 기록물 보존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해놨다.
시는 서울기록원이 국가기록원 못지않은 수준의 관리 장비와 역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에 따로 진행하던 소독과 탈산 처리를 하나로 통합해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기록원이 박물관, 도서관과 함께 3대 문화유산으로 불리는데 우리에겐 낯선 게 현실”이라며 “다른 자치단체로 공공기록물 관리기관 설립을 확산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데에 서울기록원이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기록원에서는 이달 말까지 전시, 특별강연, 콘퍼런스 등 개원 기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층 기록전시관에서는 목동 신시가지 개발 기록으로 보는 서울 변화상, 재개발을 앞둔 주공아파트 주민들의 기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 등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가 연말까지 열린다. 서울기록원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박원순 시장은 “기록해야 기억할 수 있고, 책임을 다하고 정의를 세우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그리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서울기록원을 기록을 가두는 공간이 아닌 시민과 공유하고 나누는 공간,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미래로 이어주는 기억저장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고영득 기자. 2019.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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