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안양동 안양파빌리온 내에 있는 '공원도서관'은 국내 최초 공공예술 전문 도서관이자 자연친화적 도서관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선입견·고정관념 깬 디자인·콘셉트 … 도서관 맞아?
안양 공원도서관, 책장·의자 등 모두 종이로 제작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1만1498권 디자인 도서의 성지
농심 식문화 전문 도서관, 라면 레시피·가이드북 한가득
도서관은 딱딱한 분위기라는 기존의 인식과 달리 미국 뉴욕공공도서관과 스웨덴 스톡홀름도서관 등 해외 도서관은 세계적인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명 건축가에 의해 지어져 아름다운 건축물로 입소문을 타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하는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최근 국내에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콘셉트를 내세운 이색 도서관이 등장해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칙칙하고 딱딱한 분위기의 도서관 풍경은 사라지고 차별화된 콘셉트와 친근하고 재미있는 인테리어에 편안함까지 더해져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서관은 지루한 곳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책과 가까워지고 좋은 독서습관까지 갖게 해준다.
자연 속에서 독서를 즐기고 싶다면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 안양파빌리온 내에 위치한 '공원도서관'을 추천한다. 국내 최초의 공공예술 전문 서고인 공원도서관은 책장과 의자·칸막이 등이 모두 종이로 제작돼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양예술공원 내에 있는 이 도서관은 벽면에 큰 통유리창을 설치해 자연채광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마치 자연 속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공원도서관의 전문성도 주목할 만하다. 이 도서관은 예술작가들에 의해 특별히 선별된 2,000여점의 공공예술 도서와 영상자료를 폭넓게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가에 갖춰진 도서들은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집에서부터 공공예술의 최근 이슈들과 건축·도시 등의 자료가 포함돼 있다.
한옥의 미를 살린 디자인도서관도 추천한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고택이 즐비한 서울 북촌 한가운데 자리를 잡은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서적 전문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에는 디자인 관련 희귀본 3,135권과 디자인 전문 장서 8,669권, 디자인 잡지 '도무스(DOMUS)' 컬렉션 784건, '라이프 매거진' 컬렉션 1,867권 등 디자인 전문 서적만 1만1,498권을 소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디자인 영역의 분류부터 도서 선정원칙과 도서 라벨, 청구기호 등 도서관 운영 전반에 있어 기존 도서관과는 다른 현대카드만의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 적용했다. 도서관은 총 3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1층은 전시관으로, 2~3층은 1만권이 넘는 장서를 열람하는 도서실로 이용된다. '희귀본 컬렉션'과 '라이프 컬렉션'이 월 1회 기획전으로 진행된다. 이용객들의 쾌적한 이용을 위해 층별 동시입장 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된다.
음식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은 농심이 운영하고 있는 '농심식문화전문도서관'을 주목할 만하다. 서울 신대방동에 있는 이 도서관은 7,000여권의 음식문화 관련 장서와 260권의 고서를 보유하고 있다. 자료실에는 고려시대 정몽주의 '포은집'과 조선시대 안동장씨의 '규곤시의방' 등 전통식문화 자료부터 전국 라면전문점 가이드북도 소장하고 있다.
특히 레시피가 자세히 설명된 책이 많아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으며 맛집 추천 책과 같은 실용서적도 열람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신의 물방울'과 '식객' 등 재미있는 만화책과 세계의 음식 관련 간행물은 특히 이용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음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올해 문을 열 서울 양천구의 '음악도서관'을 추천한다. 음악도서관은 기존에 활용도가 떨어지고 찾는 사람이 없었던 신원디지털정보도서관을 음악을 직접 즐기고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재개관된 사례다. 이는 자치구 최초로 시도하는 음악 도서관으로 핀란드 헬싱키 중앙우체국 음악도서관을 벤치마킹해 음악 서적과 악보, 레코드 등 풍부한 음악 자료를 갖출 예정이다. 무대와 연주실 등도 설치해 신개념 문화교류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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