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의 서촌(西村)에 위치한 류가헌(流歌軒)은 사진 위주의 전시를 여는 한옥 갤러리다. ‘흘러가듯 노래하는 집’이라는 뜻의 류가헌은 ㄷ자형 한옥 두 채가 나란히 맞붙어 있다. 그동안 142㎡(43평) 큰 채를 전시장으로, 112㎡(34평) 작은 채를 사무공간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다 올해 개관 4주년을 맞아 작은 채를 ‘사진책도서관’으로 개조했다. 국내 사진 역사 50년 만에 처음 열린 사진책 전문 도서관이다.
구비된 책은 1000여권. 국내 유일의 사진책 전문 출판사인 눈빛출판사가 25년 동안 출판해온 서적 대부분을 류가헌에 기증했다. 열화당과 사진예술 등 출판사를 비롯해 황규태 주명덕 김옥선 노순택 등 사진작가들도 책을 내놓았다. 사진작가 안승일의 ‘너와집’ 등 절판돼 시중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사진집, 1980년대 초 출간된 희귀본 ‘한국의 고건축’ 등도 열람할 수 있다. 윤명숙의 ‘바다’처럼 대중출판이 되지 않고 작가가 손수 제작해 보유하고 있던 책들까지 나왔다.
한옥 마당과 툇마루 등의 갤러리 시설이 모두 개방된다. 박미경 관장은 “개관 4주년을 맞아 단순히 공간의 확장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더 깊고 넓어질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도서관을 열게 됐다”며 “그동안 안채로 불리던 공간이 더 많은 이들의 사랑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100명 한정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일반에 유료 개방할 계획이다. 회원제는 ‘함께 흐르는’ 류(流)회원(후원회원)과 ‘함께 노래하는’ 가(家)회원(일반회원)으로 구분 운영된다(02-720-2010).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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