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건설사들이 손을 잡고 폐관 위기에 놓인 서울 유일의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 살리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19개 건설사,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 '모두'를 후원하기 위한 공동협력 협약(MOU)을 6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STX가 공동으로 기획해 2008년 9월 개관한 '모두'(사진)는 지난해 STX가 경영상태 악화로 올해부터 후원을 중단하면서 폐관 위기를 맞았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지난해 말 서울시에 후원을 요청했고, 시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건설사들이 '모두' 살리기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서울의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은 '모두'하나 뿐이며, 전국에는 7개의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주관사인 포스코건설을 비롯한 19개 건설사들은 '모두'의 운영을 위해 2년간 1억1,400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모두'의 운영에는 임대료를 포함해 연간 9,300만원이 들기 때문에 이들 건설사의 지원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간 2,200만원을 자체 조달하고 회원들의 후원금과 자원봉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갈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고정 후원 업체를 수소문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은 외국인 건설노동자들을 위한 나눔의 중요성을 공감해 이번 후원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서울에는 다문화 가정 6만8,769가구에 2만9,285명의 다문화 어린이가 살고 있으며, '모두'를 이용하는 다문화 어린이는 매달 1,300명 정도다.
한편 서울시와 19개 건설사는 근로자들과의 지속적인 상생 협력을 위한 나눔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구로 새벽인력시장에 공공화장실을 건립해 기부하기도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소외 받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후원을 계기로 이들이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 한국일보 20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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