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07 11:06
[한국 런던도서전 주빈국 참가] 전자책·아동도서 집중 소개… 유럽에 '출판 한류' 불지핀다
   http://economy.hankooki.com/lpage/entv/201404/e20140406175748118180.ht… [643]

오는 8~10일 열리는 제43회 런던도서전에는 한국이 주빈국(마켓포커스)로 참가한다. 지난해 런던도서전 행사장 내 모습.


황석영·이문열·신경숙 등 10명 한국 대표작가 특별전 마련
웹툰 작가 윤태호도 포함 눈길
516㎡ 크기 마켓포커스관 조성… 금속활자 전시 등 다양한 행사도



한국 출판계가 영어권 시장의 '출판 한류' 확산에 나선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오는 8~10일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열리는 제43회 런던도서전에 주빈국(마켓 포커스)으로 참가해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한국의 강점인 IT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지에서 급성장하는 전자책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큰 출판시장인 영국의 런던도서전은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이은 세계 2위 규모 행사로, 매년 100여개국 2만5,000여명의 출판 관계자들이 참가해왔다.

한류의 대명사인 K팝 등에 비해 한국 출판 작품의 국제 인지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1995년 이문열의 '시인'이 출판된 바 있지만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한국 문학 등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후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2011년에야 출간됐고, 지난해 '채식주의자'(한강), 올해는 '마당을 나온 암탉'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공지영) 등이 잇달아 선보이며 한국 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되는 중이다.

◇아시아 넘어 영어권 출판시장 조준=2012년 베이징, 2013년 도쿄 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해온 한국은 이번 런던도서전을 통해 영어권 시장 진출을 노린다. 얼스코트 전시장에는 516㎡(약 156평) 규모의 마켓포커스관이 조성돼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황석영·이문열·신경숙 등 도서전 참여작가 10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작가 특별전을 진행하고, 행사기간 각각 영국 작가와의 대담회를 진행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이외에도 문학 세미나, 문학살롱, '오늘의 작가' 행사, 번역 세미나, 한국문학번역 즉석대회 등 다양한 문학행사를 연다.

출판사들의 수출 상담이 이뤄지는 비즈니스관에는 RHK·교원·예림당 등 10개 출판사와 아이이펍·아이포트폴리오 등 7개 전자출판업체, 금강인쇄 등 5개 인쇄업체 등 25개사가 참가해 부스를 꾸민다. 도서전에 참가하지 못한 문학동네·사계절 등 19개 출판사는 90여권의 책으로 위탁전시에 나선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마켓포커스 참가를 통해 역량 높은 한국 작가와 문학이 영미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창조경제 선도국이자 팝 음악, 뮤지컬 등 세계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문화강국인 영국과의 문화교류가 보다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8일 오전 10시 마켓포커스 개막식에는 유진룡 장관을 비롯한 국내 출판 유관단체 및 출판 관계자가 참여하고, 영국 측에서는 에드 베이지 문화커뮤니케이션 창조산업부 차관과 리차드 몰렛 영국출판협회장 등이 참석한다. 또 9일에는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황선미 작가, 한국아동출판 세미나, 한국근대문학 소개에 이어, 저녁시간 참가업체들에 주빈국을 소개하는 마켓포커스 리셉션도 열린다.

◇전자책·아동도서 앞세워 시장 개척=2007~2008년, 2013년에 이어 4번째로 참여하는 한국이 특히 집중하는 것은 전자책이다. 런던도서전이 여전히 종이책 중심의 비즈니스 마켓이지만, 최근 5년간 전자책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영국의 전자출판시장만 해도 2012년 기준 전체 출판시장의 12% 수준으로 2010년(5%)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이번 전시장내 한국관 참가사 중 7곳이 전자출판 관련 업체, 3곳이 콘텐츠 업체다. 전체 24곳 중 인쇄업체 5곳을 제외하면 꼭 절반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마켓포커스 특별관에 직접 번역비를 지원해 제작된 외국어 전자책이 전시되고, 관람객들이 태블릿PC와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접 시연할 수 있게 했다. 세미나 프로그램에는 북잼·와이팩토리·아이이펍·아이포트폴리오 등 참여사 대표가 강단에 선다. 또 사전에 선정한 출판수출전문가를 파견해 위탁 출품된 90여종의 위탁도서 및 우수그림책 51종에 대한 홍보, 수출상담 등을 진행한다.

런던도서전 마켓포커스 양원석 집행위원장은 "참여업체 7곳 모두 기술적으로 월등해 이번에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지난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낸 웹툰 홍보관도 주의깊게 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10명의 초청작가 중에 '미생' '이끼' 등으로 잘 알려진 웹툰 작가 윤태호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국제도서전 초청작가에 만화가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번 행사기간 90여편의 웹툰을 소개하는 만화·웹툰홍보관을 운영한다.

아동도서도 이번 런던도서전의 또다른 한 축이다. 전자출판업체보다는 적지만, 여원미디어·예림당 등 아동출판사 5곳이 이번 도서전에 참가한다.

특히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는 이번 도서전 기간 매일 1명씩 선정되는 '오늘의 작가'로 세미나와 문학살롱 등의 행사에 참여한다. 특히 문학세미나에는 윤태호 작가와 함께 한국의 소설 및 온라인 만화의 영화화, 그리고 각 형식이 제공하는 창작의 기회와 도전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인쇄활자 전시 등 행사장 밖 사전행사도=한편 이번 도서전에 앞서 주 행사장인 얼스코트 밖에서도 행사가 진행된다. 주영한국문화원은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함께 7일부터 6월 14일까지 문화원 전시관에서 '한국인쇄활자문화' 전을 개최한다. 한국인쇄문화의 우수성과 약 1,300년에 걸친 장구한 활자문화의 변천사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현존 최고의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8세기경),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심체요절'(1377년), '훈민정음'(1446년) 등 금속활자와 목활자, 바가지 활자 등 50여종의 활자본이 소개된다.

또 이날 얼스코트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의 퀸엘리자베스 컨퍼런스센터에서는 전자책 시장 전반에 대한 주요 안건들을 다루는 '제 6회 디지털 마인즈 컨퍼런스'가 열린다. 이 행사는 디지털 시대에 직면한 출판의 미래와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쟁점들을 토론하는 장으로, 영국출판협회·아마존·하퍼콜린스·펭귄 디지털출판사 등 약 20여 개의 출판 및 콘텐츠 관련 업체가 참석한다. 특히 '주요 시장 업데이트: 러시아·중국·한국·멕시코' 세션에 국내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석환 상무가 한국 대표 연사로 나선다. 김 상무는 한국 전자책 시장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게 된다.

/런던

- 서울경제 20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