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매체에서는 여전히 엄청난 수익이 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낙관합니다.”
미국의 대표적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의 마틴 배런 편집장은 지난 5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제15회 온라인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ISOJ)에서 이뤄진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은 언제나 공정하고 정확하고 정직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디지털 혁명 속에서도 종이신문의 사회적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며, 디지털 매체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배런 편집장은 ‘저널리즘에 대해 낙관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십수 년 전부터 종이신문의 몰락이 예측됐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신뢰할 만한 진정한 기자들이 있고 ▲(언론사의 온라인 분야에) 열정적이고 재능 있는 젊은 기자들이 많은 점 등을 꼽았다.
WP는 지난해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의해 인수된 이후 온라인 분야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환경 변화에 맞춰 디지털 전략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 독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배런 편집장은 “올해 30∼4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라며 “6개 신문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기사를 서로 링크해 각사의 독자로 하여금 무료로 접속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저널리스트들에게 “시대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새로운 것을 채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배런 편집장은 베조스가 편집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 “베조스는 편집국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며 “그는 ‘기술’을 이해하고 있고 WP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런 편집장은 크림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을 신(新)냉전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외교적 전문지식은 없지만 신냉전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 지역의 위기문제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ISOJ에서는 캐럴라인 리틀 미국신문협회장, 에번 스미스 텍사스트리뷴 대표, 제이 로젠 뉴욕대 교수 등이 디지털 시대를 위한 미디어 기업 설립 등 다양한 세션에서 강의와 토론을 진행했고, 한국을 비롯한 42개국의 언론 관련 종사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취재단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ISOJ에 참여했다. 심포지엄의 모든 동영상과 관련 자료는 홈페이지(https://online.journalism.utexas.ed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스틴 = 이창민 기자 changlee@munhwa.com
- 문화일보 20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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