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10 10:10
런던도서전 한국관 카밀라 왕세자비 깜짝 방문, 영미권서도… ‘한국 문학’ 대접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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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82… [647] |
현지에서 본 달라진 위상
2014년 런던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한국 문학(K-Literature)의 영어권 본격 진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을 방문한 찰스 왕세자 부인인 카밀라 파커 볼스(콘월 공작부인)도 한국특별관을 깜짝 방문할 만큼 한국 작가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국관을 찾은 볼스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이자 이번 런던도서전에서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황선미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인도네시아판, 중국판과 함께 영어판 ‘마당을 나온 암탉’이 전시돼있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 영국에서도 책이 나온 걸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 작가에게 “아동들이 책을 읽도록 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내가 먼저 책을 읽고 손자들에게 꼭 책을 읽어주겠다”고 말했다.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은 꽤 오래 전 시작됐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영·미권 시장에서는 정작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황씨뿐만 아니라 신경숙, 황석영 등 굵직한 작가들의 영어판 신작 출간도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한국 작가 특별전 코너를 통해 공개된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문학동네)의 영어판 ‘I will be right there’는 일찌감치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2010년 발표한 작품으로,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8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사랑과 상처의 흔적을 되짚어보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오는 6월 미국에서의 공식 출간을 앞두고 벌써부터 미국 주요 언론사는 물론 라이브러리 저널, 커커스 리뷰 등 중요한 서평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에서는 올해 꼭 읽어야할 소설로 일찌감치 꼽기도 했다.
신경숙은 2011년 ‘엄마를 부탁해’의 영어판 ‘Please Look After Mom’의 성공으로 영미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바 있어 출판계의 기대는 더욱 크다. 3년 전 영어판 첫 출간을 ‘첫눈이 온 것 같다’는 말에 빗댔던 신경숙은 이날 런던도서전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과거와 비교해보면 (한국 문학에 대한 외국)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번역 수준 역시 괄목할 수준으로 나아졌다. 그는 “이탈리아판 ‘엄마를 부탁해’의 경우 번역자가 한국어를 이탈리아어로 바로 번역했는데 매우 잘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미국에서 공식 발간되는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영어판 ‘The shadow of Arms’에 대해서도 현지의 관심이 뜨겁다. 황 작가는 지난 7일 런던 프리워드 센터에서 열린 문학 강연에서 이 작품을 주제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트남 전쟁 기간 블랙마켓의 모습을 통해 총성이나 폭격 없는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베트남전쟁은 한국전쟁이고, 한국전쟁은 곧 베트남전쟁이다. 한국전쟁을 말하기 위한 알레고리로 베트남전을 가져왔다”는 그의 설명에 독자들은 공감을 표시했다.
황 작가는 “영어권의 위력을 새삼 느낀다”며 “특히 신세대 좋은 번역자들이 대거 나오면서 영어권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판 ‘바리데기’ 출간 계약을 마쳤으며 영국 에이전시와도 손잡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정부는 물론 개별 출판사들이 작가의 해외 활동과 작품 번역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문학번역원 권세훈 번역출판본부장은 “아무리 번역이 좋더라도 한국 문학에 관심이 많은 편집자를 만나지 못하면 책이 그냥 쌓여있을 수밖에 없다”며 해외 편집자들의 발굴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런던=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 국민일보 201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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