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5-31 09:16
[가천재단·출판학회 학술대회] 가천박물관 자료로 본 '한국잡지 120년, 시대정신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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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국잡지 120년, 시대정신을 말하다' 학술대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김희주(왼쪽부터) 한국출판학회 이사, 김진두 서일대 교수, 윤세민 경인여대 교수, 부길만 동원대 명예교수, 이장석 가천대교수, 노병성 한국출판학회 회장과 축사를 하고 있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2022.5.28 /가천문화재단 제공)

2만점 방대한 유물, 과거의 참회와 현재의 각성을 일깨우다


가천문화재단(이사장·윤성태)과 한국출판학회(회장·노병성)가 공동 주최한 학술대회 '한국잡지 120년, 시대정신을 말하다'가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가천박물관이 소장한 근대 잡지 창간호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 잡지 120년의 역사와 시대 정신을 살펴본 이번 학술대회는 2만점에 이르는 가천박물관의 방대한 자료를 한국출판학회 소속 연구자들이 학술적 관점으로 살펴본 자리였다.

연구자들은 가천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을 토대로 지난 수개월 동안 역사, 종교, 페미니즘, 교육 등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물을 이날 한꺼번에 쏟아냈다.


부길만 교수, 강점기 시대 활동 서술
윤세민 교수 '경향잡지' 불명예 소개
김진두 교수 '삼천리' 진보여성 대변
김희주 이사, 교육의 가치·정신 고찰


학술대회는 노병성 한국출판학회장의 기조 발제(잡지 창간호의 가치와 의미)로 시작했다. 노 회장은 "잡지 창간호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창간 당시의 인간 감정구조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창간호를 단지 유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창간호의 '현재화'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부길만 동원대 명예교수는 '잡지로 보는 일제강점기-잡지 창간호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왕조사관이나 경제사관과는 전혀 다른 '출판문화사관'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가 역사를 기록물 중심으로 살펴보되 현대시민의 관점에서 서술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그는 또 일제강점기를 시대별로 구분해 살피며 최남선·방정환·김동환·차상찬 등의 잡지 활동과 사상 및 의미를 논의했다.

윤세민 경인여대 교수는 '한국 최장수 잡지인 '경향잡지'의 120년 시대정신'을 주제로 연구 발표를 진행했다.

경향잡지는 1906년 천주교 서울교구가 만들었다. 현재 12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존하는 최장수 잡지로, 한국잡지의 역사이며 한국천주교의 역사라고 그는 소개했다. 하지만 1937년부터 1945년 해방이 되기까지 민족을 배신하고 신사참배와 우리말 억압 정책에 앞장서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던 점도 이번 연구를 통해 보여줬다.

김진두 서일대 교수는 '1930년대 잡지 '삼천리' 여성관 연구'를 주제로 발제했다. 삼천리는 진보주의 여성관을 대변했는데, 허정숙·김일엽·나혜석·김은희·정종명 등 여성 지식인들이 삼천리를 통해 봉건 윤리를 비판하고 진보적 여성권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100년 전 여성들의 사회적 요구가 오늘날에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희주 한국출판학회 이사는 1940년대부터 1990년까지의 교육잡지 창간호 22종을 살펴 연도별로 교육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정리했다. 김 이사는 창간사 및 목차를 통해 당대 교육의 가치, 정신, 사상 등을 고찰했다.

해방 이후 창간호에 나타난 가치관은 '교육의 재건'이었다. 1960·70년대는 '교육의 대중화'가 핵심적 가치였고, 1980년대에는 '교육의 전문화', 1990년대는 '교육의 다양화' 등이 주요 가치였다는 흐름을 밝혀냈다.

- 경인일보 2022.05.31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