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4-23 15:17
서울 공공도서관 도서 1인당 0.87권뿐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42301071027150002 [610]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여·28) 씨는 최근 집 근처에 있는 공공도서관인 강남구립논현도서관을 찾았다가 이내 발길을 돌렸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한 드라마의 원작 소설을 빌려보기 위해 갔지만 도서관에는 해당 도서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주부 이모(34) 씨 역시 자녀를 위해 인기를 끌고 있는 발표수업 관련 교육 도서를 빌리러 인근 서초구립반포도서관을 찾았지만 책이 많지 않은 탓에 항상 대출중이었고 예약을 신청한 뒤에도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직장인 허모(29·남) 씨도 공공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는 허 씨지만 공공도서관에 책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아예 책을 사서 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도서관이 많지 않아 자주 가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큰 맘 먹고 도서관을 찾아도 원하는 책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는 인구 11만4547명당 1개 꼴인 31개 도서관만 운영되고 있어 인구 대비 도서관수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23일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정한 18번째 ‘세계 책의 날’을 맞은 가운데 서울과 부산, 대구 등 대도시일수록 인구 대비 도서관수 및 인구 1인당 장서수 등 공공도서관 인프라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2012년 공공도서관당 인구수 및 1인당 장서수’ 자료에 따르면 주요 대도시의 인구 1인당 장서수는 서울이 0.87권, 인천 0.95권, 부산 1.07권, 대구 1.17권 등으로 제주 3.27권, 강원 2.60권, 전남 2.37권 등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도서관 한 곳당 인구수 역시 부산에 이어 울산 10만3227명, 서울 9만4043명, 대구 9만2862명, 광주 9만1467명 등으로 나타나 전국 평균인 6만4547명을 크게 웃돌았다. 남영준(문헌정보학) 중앙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인구당 공공도서관 수는 독일의 6분의 1에 불과하다”며 “특히 인구가 많은 대도시의 도서관 부족이 심각한데 양적 측면뿐 아니라 좋은 책을 구비하고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로 개선하는 등 질적 측면의 성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 문화일보 201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