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DB)는 흔히 데이터의 집합이라고 한다. DB는 콘텐츠ㆍ데이터와 같은 소재를 체계적인 구성과 검색 가능성을 요건으로 하는 데이터의 집합이다. DB산업은 데이터를 필요에 맞게 의미 있는 정보로 만들고 다른 데이터와 연계하기도 하며, 이를 제작ㆍ가공해 서비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DB는 기업 내에서 마케팅과 경영 전반에 대한 전략 수립을 위해 활용되기도 하며, 기업 외부에 유통해 이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DB 자체가 상품이 돼 판매되거나 다른 DB와 연계해 더 큰 가치를 갖는 정보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이렇게 DB 생성에서 유통으로 이어지는 라이프 사이클이 끊임없이 순환되면서 종합적인 정보의 소비로 이어지는 영역이 바로 DB산업이다.
사실 DB라는 개념은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지난 1950년대에 처음 고안됐다. 미국과 소련이 첨예하게 대립한 냉전기인 1957년 10월, 소련의 세계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가 쏘아 올려지자 우주개발 기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 미국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스푸트니크 쇼크'에 빠진 미국이 대책 마련을 위해 1년 만에 설립한 것이 바로 미항공우주국(NASA)이다. NASA에서 스푸트니크 쇼크 대응책의 하나로 전세계의 과학기술정보를 수집해 미국 내 과학자들이 컴퓨터로 검색할 수 있는 개념을 고안했는데 이것이 바로 DB였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1960년 중반, 미국 록히드 항공사가 DIALOG라는 정보검색 시스템을 개발했고, NASA는 이를 운영하게 된다. 이후 DIALOG는 민간기업으로 이관됐고, 현재 세계 최대의 정보은행인 톰슨(Thomson)사가 제공하는 경제ㆍ인문사회ㆍ특허ㆍ예술 등 400여 종류의 다양한 DB 서비스의 모태가 됐다.
반세기 전 스푸트니크 쇼크는 현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1세기의 DB는 정보를 축적해 편리하게 검색하고 비즈니스 활용을 통해 신속ㆍ정확한 의사결정,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위기관리의 원천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DB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빅 데이터 시대를 맞아 다양한 구슬이 쏟아지고 있다. DB업계는 이를 꿸 실을 뽑아내고 실로 구슬을 꿰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화하고 진보하는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해 어떤 실로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 것인지 적극 대처하는 것이 DB산업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는 관건이라 하겠다.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 서울경제 2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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