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주변의 다양한 기록수집 필수
김달진 소장은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닥치는대로 모으던 수집품 중엔 명화 도판이 있었다. 중학생 시절 미술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미술자료 수집을 공부하기로 했다. 미술 잡지에서 3년,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에서 15년, 화랑에서 6년을 거치면서 체계적으로 자료를 수집했다. 이제 명실공히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의 미술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 자료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 눈을 떴다. 지금도 전국의 미술 행사를 다니며 현장을 보고, 자료를 모은다.
김 관장은 도서관, 박물관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아카이브라고 강조한다.
"사실 활용하는 사람수는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료는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활용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자료가 있어야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연구가 가능합니다."
대구를 보자. 유명 예술인들 곁에는 수많은 동시대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별다른 업적이나 자료 없이 이름 석 자만 남은 사람도 있다. "일등별이 빛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별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원로 예술가들의 머릿속에만 남아 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이를 자료화해야 하죠." 한 작가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 주변의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자료가 단순히 '오래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자료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료에 가치를 부여하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자료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것.
최근에는 자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학에도 '기록관리학과', '과학기록정보대학원', '문화자산학과' 등이 생겨나고 있다. 지자체들도 아카이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단계라 대구시가 아카이브에 대한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중요한 것은 '열정'입니다. 열정 없이는 사람이든, 기관이든 지속적으로 이를 끌고갈 수 없죠." 그는 오랫동안 전국의 화랑을 돌며 자료를 모았다. 귀한 자료는 어디든 찾아가 구해왔다. 그의 오랜 열정을 믿고 후원회가 결성돼 재정의 일부를 후원하고 있다. 국가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하고 있다는 신뢰 덕분이다.
김 관장은 대구가 문화예술 자료들을 모아내는데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이 간과하고 있는 것,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는 아카이브 사업에 앞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오래된 것을 모아서 보여주는 게 아카이브가 아니라는 것.
"목적 없이 단순히 자료를 그러모으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분명히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적인 지향을 정한 후 그에 맞는 자료를 모아야 하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를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매일신문 2012.11.17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61435&yy=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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