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1-08 10:12
서울도서관 개관 73일 맞아 가보니

옛 서울시청사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0월 26일 문을 연 서울도서관은 개관하자마자 서울의 새 명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도서관으로선 치명적이랄 수 있는 소음 문제 때문이다. 개관 초기 자녀를 동반한 방문객이 많아서인지 “도서관이 아니라 놀이터”라는 방문 소감이 많았다. 부실한 서가도 또 다른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다. 서가에 책이 다 채워지지 않고 썰렁하게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열람석 부족 역시 꾸준하게 제기되는 문제다. 도서관 1~4층에 마련된 열람석 390석은 늘 만석이라 많은 시민이 바닥에 앉아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주된 불만사항을 하나 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소음 문제는 당분간 도서관 직원이 직접 다니면서 도서관다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효성 서울도서관 주무관은 “처음엔 소음을 막기 위해 카펫을 깔려고 했으나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있어 포기했다”며 “대신 도서관 직원들이 수시로 열람실을 다니며 시끄럽게 하는 아이에게 주의를 주면서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텅 비었던 서가도 많이 채워졌다. 이동근 서울도서관 행정지원과장은 “개관 이후 책 2만여 권을 더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울도서관이 보유한 책은 20만 권을 넘어섰다. 다만 열람실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장은 “열람석을 더 마련하고 싶지만 예전 건물이라 공간 확보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엔 하루 평균 5000여 명, 개관 70여 일 만에 누적으로 벌써 30만 명이 다녀갔다. 한파가 한풀 꺾였다지만 영하 9도까지 내려간 6일 오후에도 도서관은 시민들로 인산인해였다. 육중한 철문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서울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일반자료실1이다. 최근 발행된 철학·과학 분야 도서 2만여 권이 비치되어 있다. 독서확대기와 점자키보드를 갖춘 장애인 자료실과 테마도서·전문도서를 선정해 전시하는 기획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은 2층의 일반자료실2다. 5m 높이의 ‘벽면서가’가 펼쳐지는 곳이 바로 여기다. 서울시청의 역사 자료를 보관한 3층과, 세계 도서를 전시한 4층에서는 사진을 찍는 관람객이 많았다.

 간단한 신분 확인 절차만 거치면 회원증을 발급받아 대출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개관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민들이 이곳에서 가장 많이 빌려간 책은 무엇일까.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국가론을 해설한 청소년서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방학을 맞아 청소년층의 대출이 많은데, 플라톤이나 공자 등을 쉽게 풀어 쓴 해설서도 논술 대비용으로 많이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녀시대, 친구들이 따르는 리더』 『꼬마버스 타요의 신나는 하루』 등 아동도서가 뒤를 이었다. 서울도서관 대출 순위 10위 안에 아동도서가 6권이나 포함됐다.

  책을 주로 빌려 가는 연령층은 40대로, 개관 후 2만581권을 빌려 갔다. 그 뒤는 30대(1만6454권), 20대(9908권) 순이었다.


- 중앙일보 2013.01.08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1/08/9970590.html?cloc=olink|article|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