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7-01 10:44
“책 읽으면 상품 줍니다” 대학도서관 슬픈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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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서관에 갖가지 이벤트 열풍이 불고 있다. 각종 경품을 비롯해 다양한 명목의 상을 제정하거나 대출 횟수를 채우면 음료수 교환권까지 지급하는 곳도 있다. 태블릿 PC나 전자책이 증가하고 취업 준비에 밀려 도서관 대출 이용이 줄자대학 도서관이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성균관대는 올해 처음으로 ‘첫 대출 축하 이벤트’를 실시하고 이벤트 기간에 도서를 대출하면 16기가 용량의 메모리 장치를 기념품으로 증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7일까지 4주간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입학 후 한 번도 대출한 적 없는2학년 이상 학부생 1013명 중 152명이 책을 빌렸다. 학교는 이 기간 대출을 늘리기 위해베스트셀러 등 인기도서 대출 기간을 1주일로 제한하고 대출 연장도 금지했다.
성균관대는 그동안 독서힐링 캠프나 독서 커뮤니티 활동, 문화상품권 지급, 총장상, 해외탐방 기회까지 제공하며 대출 늘리기에 애써왔다.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학 학술정보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대출 책 수는 2008년 56만7029권에서 2012년 43만9581권으로 12만7448권이나 줄었다.
연세대 이벤트는 상품보다 상이 많다. 일명 ‘라이브러리 어워즈’로 도서관 출입을 많이 한 ‘문턱왕’, 좌석을 가장 많이 이용한 ‘의자왕’, 도서 대출을 많이 한 ‘다독왕’, 타학교 도서관 자료 이용이나 복사를 많이 한 ‘열공왕’ 등 다양하다. 연세대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시설이 예전보다 좋아졌는데도 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해 학기 초 첫 대출을 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도서관 출입을 50회 이상 하면 스탬프를 찍어 인근 카페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앙도서관과 학교신문이 공동으로 ‘북적북적(Book積Book積)’이라는 서평 이벤트를 마련해 단과대별로 교수 추천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보내면 선정된 학생에게 상품을 지급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도서관 투어나 강연회, 전시회 등을 열어 학생들이 스스로 도서관을 찾아오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서울대는 페이스북에 ‘좋아요’가 1000명 단위로 늘어날 때마다 롤케이크를 도서관에서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학생들의 도서 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독서량이 적어지는 데다 태블릿 PC나 전자책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또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독서보다는 스펙을 쌓는 데 치중하는 탓도 있다.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오삼균 교수는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에 몰두하다보니 도서관을 책을 빌리는 장소가 아니라 공부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강하다”고 말했다.
- 국민일보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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