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7-04 10:51
[사설] 도쿄국제도서전 주빈국인 한국 출판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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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2013 도쿄국제도서전’이 어제 일본 도쿄 종합전시장 빅사이트에서 막을 올렸다. 국제도서전은 세계의 도서문화 축제일 뿐 아니라 수많은 문화행사가 열려 문화올림픽 역할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등 한국 출판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과시했다.

그러나 한국의 출판은 한류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는 드라마나 가요에 비해 일본에서 출판 한류를 일으키기에 너무나 열악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번역도서 발행 종수는 무려 3948종에 이르지만 일본에 소개된 한국문학 번역출판 발행은 단 29종에 불과하다. 그나마 소설이 17종으로 가장 많고 희곡과 고전은 단 한 편도 없다. 우리 드라마와 아이돌 가수들이 일본에서 인기를 좀 얻는다고 우쭐댈 일이 절대 아니라는 말이다.

일본 번역물 대부분이 만화이기는 하지만 문학(781종), 아동(362종), 기술과학(267종), 사회과학(225종), 예술(99종) 등 다른 분야도 적지 않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문학은 2007년 이후 매년 700종 이상의 책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한·일 저작권 역조가 하도 심각해 출판 한류는 머나먼 남의 나라 일처럼 됐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2038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출판 한류 확산과 출판문화산업 지속 성장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이 책을 읽고 소비하는 습관이 배지 않아 출판 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도서구입비 소득공제나 세액감면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꿩 구어 먹은 듯 아무 말이 없다.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가 나라 이미지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상호 이해와 소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21세기는 언필칭 ‘문화의 시대’라 불린다. 요즘은 번역 수단이 발달해 콘텐츠 경쟁력이 뛰어나면 언어 장벽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국제도서전을 계기로 정부와 관련 단체가 힘을 합해 출판 한류 바람을 일으키기 바란다.

- 국민일보 201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