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형의 '아카이브' 이야기(1)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가 생산되지만 생명력이 짧은 것이 현실이다. 정보를 효율적으로 보존ㆍ관리하는‘아카이브’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이다. 용어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필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본지는 아카이브 운영진 황선형 씨를 통해 격주로 총 8회에 걸쳐‘아카이브’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아카이브'의 사전적 의미는 기록 보관소다. 기록 보관소는 역사적인 중요한 공문서와 그 밖의 기록문서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시설로 이집트·그리스·로마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프랑스혁명때'국립기록보존국'과 '지방기록보존국'이 1789년과 1796년에 설치된 것이 그 시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프랑스 보다 조금 이른 정조가 즉위한 1776년 궐내에 설치한 규장각이 그 시초인데 주로 역대 국왕의 시문, 친필(親筆)의 서화(書畵)·고명(顧命)·유교(遺敎)·보감(寶鑑) 등을 보관·관리하였다.
'아카이브' 라는 개념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의미와 역할이 확장되고 전문화되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이라는 웹은 하나의 거대한 아카이브 시스템이 되었으며 컴맹이 아니라면 누구나 쉽게 검색창을 이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검색 할 수 있고, 검색된 정보를 수정 보완하여 재생산·재활용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 사회는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들이 생산되고 유통된다. 특히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출판·공연·전시·연주회는 최고의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술 분야의 약진은 두드러지는데 미술관련 전시와 행사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이 열리고 있다. 1주나 2주 단위로 열리는 기획전과 개인전은 전국의 전시공간을 감안할 때 매월 수백개 이상의 전시가 열릴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수백개 이상의 전시는 일반 애호가들에게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으며 전시정보는 팸플릿 형태로 제작되어 소량 유통되거나 전시공간의 홈페이지에 간단하게 소개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량 유통된 팸플릿은 전시가 끝난 후 사장되기 일쑤이고 대부분의 홈페이지는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거나 서버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전시와 관련된 정보들이 미술자료로서 보존·관리되는데 어려움을 야기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며, 그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마인드의 부재와 시스템의 미비를 들 수 있다.
인고의 시간과 창작의 고통 속에서 탄생한 예술작품과 자료들은 문화유산으로의 가치와 지위를 지니게 되며, 잘 보존·관리되어 누구나 감상하고 자료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검색창에 작가의 이름이나 미술 전시 정보를 검색하면 체계적으로 정리된 정보들이 서비스되어야 하며 현재 열리고 있는 각종 전시와 행사까지도 확인 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아트 아카이브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미술관련 자료 보관소를 의미하며 디지털 아트 아카이브 시스템(DAAS)은 이러한 미술 관련 자료를 효율적으로 생산·관리하여 재활용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시스템이다. DAAS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마인드의 확산이 중요하다. 왜 DAAS가 필요한지를 인식해야 하고 그런 인식 속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최적의 DAAS시스템이 구축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칼럼은 DAAS마인드의 확산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 쓰여질 것이며 DAAS 개념과 필요성을 시작으로 총 8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창규 전(前)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의 '황의 법칙'은 앞으로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법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T 기술의 발달과 휴먼 인터페이스의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10년 안에 지금까지 이룬 발전보다 수십배 수백배를 능가하는 최첨단 IT기술이 개발되어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AAS에 대한 이해와 시스템의 구축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더 이상 늦어져서도 안될 것이다.
- 중도일보 2010.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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