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22 11:51
황선형의 [아카이브 이야기] 3. 페이퍼 자료 효용성의 한계
   http://www.joongdo.co.kr/jsp/article/article_view.jsp?pq=201002090013 [816]
황선형의 '아카이브' 이야기 (3)

1990년대에는 광(光)파일링시스템(Optical Filing System)이라는 것이 있었다. 빛의 반사를 이용하여 자료를 읽어내는 광(光)디스크(Optical Disc)라는 미디어가 개발되어 상용화된 시스템인데, 이는 종이 문서를 스캐너로 스캔하여 디지털(이미지)로 변환하여 광디스크에 수록·보관 하였다가 필요시에는 광디스크로부터 자료를 읽어내어 참조하거나 재활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 당시 광(光)파일링시스템은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평가 되었으며, 관공서나 기업체에서는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며 시스템을 도입하였는데 시스템 도입 동기로는 ①특정 문서의 법적 보관 의무 사항 이행 ②종이 문서 보관에 따른 공간과 관리 비용의 증가 ③자료 검색과 재활용의 한계와 같은 것들을 들 수가 있다.

현재 광(光)파일링시스템은 IT기술과 미디어 발전에 힘입어 보다 업그레이드 된 기능의 오브젝트 매니지먼트 시스템(Object Management System)과 지식 관리 시스템(Knowledge Management System)으로 발전 되었으며, 오피스 시스템과 같은 타 시스템과 연계되어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광(光)파일링시스템의 도입 동기를 분석해 보면 페이퍼 자료 효용성의 한계에 대해 인식 할 수 있다. 수없이 만들어지는 페이퍼 자료들은 한시적인 자료들도 있지만 법적으로 일정 기간 보관해야만 하는 자료들이 대부분이고, 특히 문화·예술과 관련된 자료들은 문화적 유산의 측면에서 영구적으로 보관되어야 하는 자료들이다.

페이퍼가 갖는 물리적인 부피는 보관을 위해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공간은 고가의 비용 지불을 요구하게 된다. 보관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료가 싼 도심 외곽에 문서 저장소를 만들어 보기도 하지만 이는 문서 재활용에 있어 시간과 거리라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야기시키게 된다.

또 보관된 문서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지 않거나 색인 작업을 하지 않을 경우 문서는 문서 자체로서 존재 의미를 상실해 버리고 만다.
페이퍼 자료 효용성의 한계는 IT최고 기업인 구글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검색엔진의 대명사인 구글은 보다 양질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존하는 세상의 모든 책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디지털 라이브러리'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1000만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책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한다.

향후 나머지 책이 디지털로 변환되고 동영상·오디오와 같은 다양한 디지털 정보들이 우리의 검색 단말기를 통해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면 세상의 모든 정보는 내 단말기에 존재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예측컨대 아마도 10~15년 안에는 모든 페이퍼 자료들이 디지털 정보로 변환되거나 제작되어 PAD와 같은 개인 휴대용 단말기로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지털 아트 아카이브 시스템은 미비한 상태다. 한 개인의 오랜 집념으로 모아진 방대한 미술 자료들은 문서 저장소에 잘 보관되어 있긴 하지만 페이퍼 자료 효용성의 한계를 여실히 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글과 같은 디지털 변환 개념으로 디지털 아트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 변환 작업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후원 조직이 발족되고 후원회원들의 의욕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변환 작업은 한 개인이나 소규모의 회사에서 수행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고, 구축 후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이상으로 페이퍼 자료의 효용성에 대해 알아 보았는데, 그 효용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①거국적·거시적 차원의 디지털 변환 작업 수행 ②현재 제작되고 있는 디지털 자료의 수집 ③조속한 DAAS의 구축 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검색되고 공유되는 디지털 시대다.

'인터넷에 없는 것은 세상에 없는 것이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