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8-28 21:10
한국미술정보센터의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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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수 / 미술평론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한국미술정보센터로 탈바꿈하여 출범하였다. 국립예술자료센터가 출범한데 이어 두 번째 정보(자료)센터가 출현한 셈이다. 여러모로 자료(아카이브)에 대한 인식이 높아가고 있는 이즈음이다.

자료박물관이란 명칭에서 정보센터로 바뀌었다는 것은 기능면에서 차별화가 시도되고 있지 않나 본다. 박물관이란 유물이나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는 기능이 강한 반면 정보센터는 수집, 관리, 보급이란 보다 폭넓은 대외적기능이 강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전자가 닫힌 개념으로 본다면 후자가 열린 개념으로 파악 될 수 있을 것 같다. 보관에 가치개념이 따르는 반면 후자는 수용과 활용이라는 가치개념을 수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김달진자료박물관이 그동안 우리의 근, 현대 미술에 대한 각가지 자료들을 수집, 보관, 전시한 장소로서의 역할을 다하였다면 새롭게 출범한 정보센터는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작업을 추진해가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전자가 1차적 작업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한차원 높은 2차적 작업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료의 수집과 정비,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한 다양한 연구 활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근, 현대미술연구자들에게 언제나 개방되어야 함은 물론, 우리의 근, 현대미술연구의 중심으로서의 위상을 가다듬어 나가야하지 않을까 본다. 특히 미술사는 자료의 정비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자료의 나열이어서는 안된다. 가치판단이 따르는 연구가 동반되어야하고 이 연구가 미술계에 커다란 자원이 되어야한다. 당연히 각종 연구행사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서 형성되는 각종 미술담론을 발신하는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단계에 이르면 미술정보센터로서의 제 기능과 역할을 온전히 수행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근, 현대미술자료는 몇몇 연구자들에 의한 개인적 관심에 의해 수집되고 수장되어왔다. 자료의 수집과 수장엔 그만큼 열정과 의무감이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김달진 관장이 개인적 차원에서의 수집과 수장의 작업을 공공의 기관으로 발전시킨 것은 자료, 정보의 공유란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결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까지를 수행해야할 단계에 이르렀다. 물론, 김달진 관장에게만 이 짐을 다 지워서는 안 된다. 미술계가 앞장서서 새로 출범한 정보센터의 원활한 기능과 역할수행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 미술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데 모두가 참여할 때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네이버 블로그 [오광수 위원장의 주간 문화칼럼] 201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