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울시의 한 관계자가 2016년 9월 목동 개발 관련 기록물에 묻은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실종됐던 1980년대 서울 목동 신시가지 개발 관련 기록물 1만권이 뭉텅이로 발견됐다. 서울시는 30여년 동안 창고에 방치됐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기록물을 분류해 곧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6년 8~9월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창고에 방치됐던 목동 신시가지 개발 관련 문서, 도면 등 기록물 약 1만권을 발견해 오염물을 제거한 뒤 시 기록관으로 이관했고 내년 초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이 기록물에는 1984~89년 목동 신시가지 개발 당시 목동지구개발사업소의 조감도 패널, 나무로 만들어진 준공서류함, 각종 회계서류, 설계도, 사무실 집기 등 행정박물 100여점이 포함됐다. 이관된 기록물은 캐비닛 50개, 상자 546개, 바구니 90개, 패널 30개, 액자 15개, 준공함 1개 등 분량이다. 기록물은 권당 100~200쪽 분량으로 평균 150쪽으로 계산하면 150만여쪽에 달할 것으로 시는 추정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에 30여년 동안 방치되다 2016년 6월 발견된 목동 신시가지 개발 관련 기록물 1만권이 상자에 포장돼 쌓여 있다. 서울시 제공
시에 따르면 이 기록물은 시 목동지구개발사업소가 80년대 말 신시가지 개발사업 완료로 폐지되고 업무가 시 본청 도시계획과로 이전하면서 자료만 열병합발전소 내 창고에 보존됐다. 열병합발전소를 관리하던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은 기록물이 자신들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창고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이 기록물은 존재 자체가 잊힌 채 창고에 30여년 간 방치되다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이 서울에너지공사 전환을 앞두고 2016년 6월 23일 사무실을 리모델링 하는 과정에서 발견해 시에 그 존재를 알렸다.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의 연락을 받은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는 철제 캐비닛과 바닥에 보관돼있던 문서, 도면, 사진 등의 기록물 1만권의 오염물을 제거하고 말려 2016년 9월 서울시 본관 문서고로 이관을 완료했다. 같은 해 10월 기록물 재편철, 면 표시, 색인목록 작성, 공개구분 등 기록물 목록 작성을 완료했다.
내년 초 서울 은평구에 개관할 예정인 서울기록원은 이 자료들의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보고, 개관 기념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강남과 목동 개발이 이뤄지던 1980년대는 지역개발과 관련한 행정문서가 일반에 잘 공개되지 않았고, 정보공개와 관련한 우리사회의 인식수준이 낮았던 때다. 또 시의 개발 관련 문서가 수십년 동안 방치되다 일반에 공개되는 경우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때문에 이번 자료 공개는 1980년대 목동ㆍ강남 개발과 관련한 새로운 뒷 이야기가 알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과거 시가 추진했던 여러 개발사업과 관련한 서류가 이번과 같이 오랫동안 방치됐다 한꺼번에 공개되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공공기록물로 그 자체의 가치와 공개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김청환 기자. 2018.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