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식(75) 전 서울마주(馬主)협회장은 3모작 인생이다. TBC 보도국장, KBS 보도본부장을 지낸 언론인 시절이 첫 번째요, 문화공보부 차관과 공보처 차관을 지내고 한나라당 국회의원(전국구, 12·14·15대)을 역임한 것이 두 번째다. 그리고 세 번째로 말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윈스턴 처칠은 대영제국의 총리보다 런던 더비 우승마의 마주를 더 원했다”는 누군가의 말이 웬일인지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1999년 처음 마주가 됐다. 그리고 2002년 제1회 중앙일보배 대상경주에서 ‘흑돌풍’이 우승을 했고, 그해 가을 동아일보배 대회에서도 ‘매도이 헌터’가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2013년 세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인디언 블루’가 우승함으로써 ‘언론계 3관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그러면서 말 예술품에 대한 사랑도 자연스럽게 싹텄다. 외국 여행을 가도 으레 말 조각을 찾게 됐다. 그런 소문을 듣고 선물이라며 말 예술품으로 주는 사람도 늘어났다.
“말이라는 동물이 참 잘 생겼어요. 주변에 이렇게 그림도 걸고 조각품도 놓고 있으니까 말하고 같이 산다는 생각도 들고요. 굳이 아끼는 것을 고르라면 스페인 조각가 카를로스 마타의 작품인 청동말, 장식예술전문기업 아토아트사를 통해 구입한 실버 호스, 헝가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도자기 브랜드 헤렌드에서 만든 초록말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회장 시절 마주협회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옥마(玉馬)도 말을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았죠.”
- 중앙선데이 2014.01.26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전호성 객원기자 | 제359호 | 201401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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