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문학산>이 전시돼 있는 가천박물관 창간호실 내부. 아래는 왼쪽부터 문학산, 인하, 춘추, 인천문학, 해협, 인천시의사회지, 학생인천, 굿모닝인천, 인천저널, 리뷰인천./사진제공=가천박물관
(사진2)
(사진3) ▲문학산
(사진4) ▲인하
(사진5) ▲춘추
인천잡지 '향토·지역성' 그 어떤 곳보다 진했다
인천에 처음 등장한 잡지는
일본인·기자가 발행한 '인천' '월미'
지역정체성 강조한 잡지 잇따라
전쟁·광복·예술·문학 시대상부터
인천인 사고양식 읽을 수 있어
시대가 발명한 지식과 정보의 집약물 잡지.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 <소년>은 1908년 창간됐지만 인천에서 처음 잡지가 등장한 것은 이보다 훨씬 뒤인 1937년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인 서영일이 발행한 <인천>과 동아일보 인천지국 출신 기자 김도인이 낸 <월미(月尾)>다.
이후 인천에선 <초원>, <신진>, <북진> 등 자주적이고 지역적 자각을 내세운 잡지가 뒤를 이었으며 <월간경기>, <문학산>, <월간인천> 등 향토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한 출판으로 활동이 계속됐다. 이 중에는 인천 거주 일본인들을 위해 일본어로 제작된 잡지도 있으며 6·25전쟁과 해방기의 지역 정체성과 시대상을 드러내며 사료(史料)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들도 많다.
가천문화재단은 인천에서 발간한 창간호를 수집하는데도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설립자 이길여 총장이 인천 지역 문화발전과 관련된 사업을 직접 추진하거나 지원했던 역사와도 궤를 함께한다. 가천박물관이 소장한 인천 출판 잡지 창간호는 36권이다. 인천의 발전과 문화적 역량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주요 '인천 잡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오늘날 인천에서 새롭게 발행되는 잡지도 계속 수집하고 있다.
이곳의 창간호를 살펴보면 인천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역사의 서사와 여기에 담긴 '인천사람'의 생활양식과 사고를 읽을 수 있다.
광복 후 인천에서 첫 번째로 만들어진 종합잡지 <문학산(1948)>, '시민에 의한 향토를 위한 인천화합지'를 표방했던 <친화(1982)>, 그 시대 인천과 인천사람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낸 <월간인천(1988)>, <화보인천(1989)>이 대표적이다.
인천 잡지의 격을 높이는 전환이 되고자 했던 <인천타임지(1990)>, <이달의 인천(1993)>, <인천광장(1995), <인천여성(1995)>, <투데이인천(1997)>, <굿모닝인천(2001)>, <인천저널(2004)>, <리뷰인천(2009)> 등이 쏟아졌다.
문학적 고민이 녹아있고 작가 등단의 장으로도 사랑받았던 인천의 문예지 <인천문학(1956)>, <해협(1957)>, <해안(1973)>, <문학인천(1981)>, <학생인천(1984)>, <갯벌문학(1991)>, <인천여류문학(1991)>, <학산문학(1991)>, <월미(1992)>, <황해문화(1993)>, <부평문학(1996)>, <해반문화사랑(1996)>, <작가들(1999)>이 찬란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 예술의 발전상을 꿰뚫을 수 있는 잡지의 창간호도 가천박물관이 가지고 있다. <인천예총(1982)>과 <예론(1985)>, <인천문화정보(1986)>, <인천예술(1996)>이 그것이다.
이 밖에 학교에서 발간한 교지 성격의 창간호도 볼 수 있다. 인하공과대학이 탄생하던 순간을 담고 있는 <인하(1956)>, 인천중·제물포고의 첫 교지 <춘추(1956)>, 인천교육대학에서 발간한 <월미도(1970)>, 인천대학교의 전신인 인천공업고등전문학교에서 발간한 <인천공전(1972)>, 국립인천선원학교의 교지 <파도(1991)> 등이 있다.
▲문학산
1948년 11월1일 인천문화사에서 창간한 향토지다. 발행인은 유종석이며 편집은 김석규가 맡았다. 집필진으로는 김성국, 최경득, 유경원, 권정욱, 박영희 등이 참여했다. 김석규는 창간사에서 인천의 문화향상과 전통 도의정신의 함양을 목표로 창간했음을 밝혔다. <문학산>은 향토지를 표방했지만 내실은 종합잡지에 견줄 수 있었다. 역사·정치·시사·경제·사회·문예 등 다방면을 다뤘기 때문이다.
▲인하
인하공과대학 학도호국단에서 창간한 학보로 1956년 3월1일 나왔다. 발행인은 학장인 이원철이 맡았으며, 편집인은 학도호국단 위원장을 맡고 있던 전기과 2학년 재학생 김봉한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주도로 하와이교포 이주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설립된 역사를 보여주듯, 이 대통령이 참석한 1954년 개교기념식 화보와 담화문이 실렸다. 그 밖에 '학도호국단 조직표'가 실려 있어 당시의 운영현황을 살필 수 있다.
▲춘추
1956년 11월27일에 창간된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등학교의 합동교지다. 인천중학교는 1945년에 개교했고 1954년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정식으로 시작되면서 제물포고등학교가 분리됐다. '개교 11주년 기념'으로 교지를 발행해 모태가 같은 학교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창간호 '꼬리말'에 “학생 이외의 작품이라곤 교장 선생님 말씀과 이것뿐이다”라는 구절이 눈에 띈다. 실제로 모든 글이 학생들의 창작으로 채워졌다.
▲인천문학
1956년 12월23일 인천문학동인회에서 창간한 문예지. 주간은 최병구가 맡았으며 이인석, 한상억, 한무학, 임진수, 조한길 등 인천지역 문인들이 참여했다. 내용은 시, 창작, 평론, 수필 등으로 구성되었다.
▲해협
해협동인회가 주축이 되어 경기문화사에서 발간한 문예지로 1957년 3월25일 나왔다. 속표지에 '해협소설동인지'라고 밝히고 있으며 조수일, 김두성, 김창황이 작품을 출품하였다. 가천박물관은 조수일 작가의 서명본을 소장하고 있다.
▲인천시의사회지
인천직할시 당시 의사회에서 창간한 회지이며 당시 인천에서 활동한 의사들의 면모를 담고 있는 잡지다.
▲학생인천
인천 학생들을 위한 순수 문예지다. 인천의 명문학교 소개와 더불어 '중학문단'·'고교문단' 코너에 인천의 많은 학생이 작품을 실었다.
▲굿모닝인천
인천시에서 발행하는 월간 기관지. '내고장인천'에서 제호를 바꾸어 발행되고 있으며, 웹진으로도 나오고 있다.
▲인천저널
인천 지역의 사회문제와 이슈를 다룬 지방잡지다. 창간 특집으로 인천 개항 100년사와 인천 언론의 역사를 조명했다.
▲리뷰인천
인천 지역 시사잡지로 지역사회의 제반 문제에 대한 정론을 펴 지역적 합의를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창간됐다.
/jjh@incheonilbo.com 사진제공=가천박물관
/가천박물관·인천일보 공동기획
-인천일보. 장지혜 기자.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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