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허두환 아트도서관 관장이 책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2 대구 달성군 가창면 아트도서관 1층에서 방문객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화재 이후 재개관 1년…도서관·아카이브·뮤지엄 기능 한 번에
허 관장 "지역 문화적 자산 늘리고 지역 문화시설 확충 기대"
"국내 첫 미술전문도서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규모 자체가 개인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대구의 공공 미술도서관으로 발돋움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보유한 장서만 10만여 권, 그것도 모두 미술과 관련한 책이다. 아트도서관(달성군 가창면 우록길 131)은 국내 서적은 물론, 미술 잡지와 초·중·고 미술 교과서, 미술대학 졸업작품 도록,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외국서적까지 보유한 미술전문도서관이다.
2014년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개관해 운영을 이어오다 2020년 8월 화재로 인해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듬해 하반기 가창으로 자리를 옮겨 재개관한 아트도서관은 도서관과 아카이브, 뮤지엄의 기능을 합한 '라키비움'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재개관 1년, 최근 아트도서관에서 만난 허두환 관장은 "아트도서관은 미술전문도서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작가와 미술사에 대한 아카이브 기능을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모아 데이터베이스화 해놓으면 결국 지역의 문화적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트도서관이 보유한 미대 졸업작품 도록은 대학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다. 미술잡지 창간호도 마찬가지다. 미술잡지만 봐도 당대 작가의 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작고 작가들의 자료 또한 유실되기 전에 모아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며 공공 전환 계획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국내를 대표하는 미술전문도서관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의 한계성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
그간 아트도서관이 공공도서관으로 거듭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도시에서 아트도서관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거나 기초자치단체장이 직접 찾아와 시설을 마련해줄테니 옮겨와달라는 의사를 밝힌 적도 있었지만, 대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모두 고사했다는 것이 허 관장의 얘기다.
특히 그는 보유 도서 등을 활용해 작가별, 시대별, 장르별로 특화한 자료실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지역의 관광콘텐츠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 관장은 "공간의 한계성, 재정 능력, 조직 부재 등으로 인해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트도서관이 공공도서관으로 거듭난다면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늘리고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시설을 지역에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나타냈다.
- 매일신문 2022.10.28 이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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