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 사는 박병선(63·전 순천시의원·사진)씨가 평생 모은 3000여점의 수석으로 수석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박씨는 31일 “평생 모은 수석으로 고향 순천에 수석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꿈”이라며 “신이 만든 작품을 많은 사람이 보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수석에 빠져든 것은 35년 전 남한강에 놀러갔다가 강변에서 우연히 ‘달밤에 길손이 다리를 건너가는 모습’을 닮은 돌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수석의 매력에 빠져든 박씨는 틈나는 대로 수석을 모으는 데 혼신을 다했다. 희귀한 돌에 관한 정보를 들으면 그곳이 어디라도 곧장 달려간다. 이런 열정으로 그가 지금까지 수집한 수석은 3000여점에 달한다. 가치로 따지면 40억원에 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박씨의 270㎡ 남짓한 운산수석원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수석들은 각양각색이다. 1부터 10까지 숫자가 선명한 돌부터 새, 바다, 동물 등의 모습이 또렷하게 새겨진 돌 등 다양하다. 특히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19금(禁)’ 수석 등 신기한 돌도 상당수다. 꽃의 형상을 비롯해 진돗개, 거북이, 토끼 등 동물을 쏙 빼닮은 돌도 있다. 순천만과 낙안읍성의 풍경을 연상케 하는 수석과 이승만·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 형상을 한 수석 등 다양하고 신비한 돌이 즐비하다.
박씨가 소장한 수석들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늬를 가진 문양수석이 많아 수석 전문가들로부터 수석 문화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는 “26년간 공직생활을 했고, 순천시의원으로도 활동했지만 수석 수집을 하느라 봉급을 제대로 가져다주지 못해 가족들에게 미안했다”면서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이 수석박물관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면 가족들도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물관 건립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3300㎡ 규모로 예상하는 박물관 건립비용이 만만치 않아 순천시나 독지가 등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순천에 수석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순천만과 순천문학관, 낙안읍성, 선암사 등과 함께 또 하나의 명품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 국민일보 2013.02.01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859148&cp=n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