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4(프랑스국립도서관)
▶ 프랑스국립도서관의 다양한 예술 분야 분관들
글 : 이호신(예술위원회 아르코예술정보관장)
미국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 영국국립도서관(British Library)과 더불어 세계 3대 도서관의 하나로 손꼽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La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은 1368년 샤를르 5세의 개인 장서를 루브르 궁정으로 이관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장서의 범위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프랑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각국에서 출판되는 단행본, 연속간행물, 사진, 포스터, 팜플렛, 악보, 비디오, 음반 등 다양한 매체 약 3,100만 점의 자료를 소장하여 프랑스인들의 학술과 연구를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소장자료 가운데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자료들을 선별하여 디지털콘텐츠를 구축·서비스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EU의 유럽전자도서관(The European Library)의 운영을 주도하면서 소장자료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 프랑스국립도서관-프랑소와미테랑도서관의 전경 www.bnf.fr
예술가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면모는 국립도서관의 운영체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수도인 파리에 4개관, 아비뇽 등 지방에 3개관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뷔시 생 조르쥬와 샤블레에 자리한 도서관은 고문헌과 손상된 문헌의 복원과 수리, 마이크로필름 제작을 위한 자료보존센터로서 역할하고 있다. 그리고 파리와 아비뇽에 위치한 도서관은 각 주제별, 영역별로 특화된 장서를 갖추고 연구자들과 일반인을 위한 열람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의 본부에 해당하는 프랑소와미테랑도서관(The Francois Mitterrand Library)은 파리 동쪽 톨비악(Tolbiac)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책을 펼쳐놓은 모양으로 이루어진 4개의 건축물은 파리 신도심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위용을 자랑한다. 약 29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서고에 1,200만권의 장서를 수장할 수 있으며, 모든 주제 영역의 자료를 갖춘 거대한 지식의 탑으로 프랑스인들의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리슐리외도서관(The Richelieu Library)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모태에 해당되는 곳으로 지금은 필사본, 지도, 사진, 인장 등 희귀자료와 음악과 공연예술 분야의 자료 1,200만 점을 수장하고 있다. 현재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국립예술정보센터로서 역할을 재정립할 예정이다.
▲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서고 내부 모습
아르세날도서관(The Bibliothèque de I'Arsenal)은 다르쟝송(Antoine-Renè d'Argenson)의 개인 장서에서 출발하여 1977년에 국가도서관시스템의 일부로서 편입되었으며, 문학과 미술, 도서의 역사에 관한 자료를 주로 수집하고 있다.
오페라도서관-박물관(Bibliothèque Musee de I'Opèra)은 파리 오페라 극장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악보와 도서, 정기간행물, 고문서, 포스터, 프로그램 등 음악과 관련된 자료를 총체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일반적인 자료 이외에도 음악 현장에서 사용되었던 악기와 의상 등 다양한 소도구와 작곡가들이 직접 작성한 필사본 악보를 수집하여 전시하는 음악박물관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한편 아비뇽에 자리 잡은 쟝 빌라르관(La Maison Jean Vilar)은 연극, 무용, 마임, 뮤지컬, 인형극, 서커스,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페스티벌 등 공연예술과 관련된 모든 영역의 영상자료와 인쇄물을 수집하는 곳으로 특화되어 있다.
빌라르는 아비뇽예술제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으로 이 곳 빌라르관은 그가 수집한 아비뇽 예술제와 Théâtre National Populaire(TNP)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해서 1979년에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아비뇽시와 쟝빌라르재단과 공동으로 설립하였다. 공연예술전문도서관으로서의 기능 이외에도 쟝 빌라르의 개인아카이브로서, 아비뇽예술제의 아카이브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아카이브에는 1971년 이후의 아비뇽예술제와 TNP에서 이루어진 공연작품의 대본, 공연평, 사진, 영상, 포스터, 팸플릿, 음향자료, 보도자료 등 다양한 자료가 수집되고 있다. 현재 약 2만 여 작품의 연극, 무용, 뮤지컬, 오페라 등 공연 관련 자료와 2,000여 점의 공연의상과 의상설계도가 함께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자료의 수집뿐만 아니라 예술인과의 만남, 전시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마련하여 공연예술의 저변을 확산하려는 활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 아비뇽의 쟝 빌라르관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프랑스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하여, 다른 어떤 분야보다 예술 분야의 자료와 기록물을 수집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문학, 미술, 음악, 공연예술과 같이 분야별로 전문화된 도서관을 분관으로 구축하여 지난 시절과 오늘의 예술을 기록하고 고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그 바탕 위에서 내일의 새로운 예술을 준비하고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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