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22 12:54
학술(5)시각 예술 분야 아카이브 현황 및 활용 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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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육영혜│월간 포토넷 편집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소위원회 주최 2008 시각 예술 포럼 시각 예술 분야 아카이브 현황 및 활용 방안 연구
숭례문 화재 이후 문화재 보존과 더불어 사회 문화 각 영역의 자료관리와 보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지난 2월 2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소위원회 주최로 ‘시각 예술분야 아카이브 현황 및 활용 방안 연구’라는 주제의 시각 예술 포럼이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기록 문화에 대한 필요와 가치 평가가 증대함에 따라 미술 아카이브에 대한 미술계 차원의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미술 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경민 시각예술소위원회의 위원이자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연구원이 이번 포럼을 기획 및 진행하고, 하계훈 단국대학교 대중문화예술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시각 예술 분야 아카이브 관계자 5명의 발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인범 상명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미술 아카이브 제도의 현 단계-그 빛과 그늘’이라는 주제로 열악한 아카이브 제도상황과 수준을 최근에 일어난 숭례문 소실과 광화문 개축을 둘러싼 행정 처리와 정책 행태를 실례로 들어 언급했다. 또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 이데올로기 생산물로써 악용된 우리 문화 자료의 학술적 조사 발굴 사례와 전시나 선전 효과에 초점을 맞춘 문화 정책의 관행과 아카이브 시스템의 부재에 대해 비판했다. 반면 아카이브 제도의 정착을 위한 미술계 자체 노력과 성공 사례들의 소개를 덧붙이며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공적 기구로서 현 아르코예술정보관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은 ‘국내 미술 자료실 실태’라는 주제 하에 미술 자료의 정의와 종류 및 특성을 정리하고, 각 기관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국내 미술 자료실 현황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했다. 기관별 비교와 분석 데이터를 근거로 미술 자료에 대한 인식, 전문 인력, 예산 부족 등의 문제점을 들어 체계적인 미술 아카이브 기관 설립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또 국가 유산이자 공공의 기록물이라는 차원에서 미술 작품과 자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 사업이 강화되어야 하며, 자료 관리 표준화 방안의 연구, 정보 시스템의 개발과 보급, 전담 기구의 설치 등의 필요를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는 ‘온라인 아카이브의 쓸모와 바람-네오룩닷컴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최금수 이미지올로기연구소장이 진행했다. 먼저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어떻게 삶과 관계하고 있는지 개인적인 일화로 들려주고, 매체 환경의 변화를 돌아보면서 비영리 개인 홈페이지에서 현재의 네오룩닷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그리고 도서관에도 서점에도 없는 데이터의 축적이 가능한 남한의 시각 이미지 관련 웹 사이트로서 이미지 속닥속닥 네오룩닷컴의 존재 목적이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최근 진행 중에 있는 과거 시각이미지 돌이키기 작업과 시각 이미지 남북 통일 실현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다음으로 이호신 아르코예술정보관장은 ‘아르코예술정보관의 운영 현황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수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문화예술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실정을 밝히고, 예술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과 관리가 문화 정체성과 역사 인식의 지평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에 있음을 제시했다. 이에 문화 예술 전문 도서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아르코예술정보관의 구체적인 운영 현황과 사업을 소개, 동반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미래 지향적인 발전 방향 또한 모색했다. 마지막 발제는 김철효 미술사가의 ‘사설 미술 아카이브 운영 및 이를 위한 국가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영리로 운영되는 순수한 개념의 미술 아카이브 사업은 존재하기 어려우며 영리 사업을 동반할 경우 아카이브 개념은 상대적으로 축소 또는 변질될 위험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전했다. 따라서 자국의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미술 아카이브를 설립 운영해야 하며, 소규모 미술 아카이브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표준화 방안 및 시스템 마련과 함께 유무형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리고 현상 분석과 대안 모색 이후 실질적인 적용 및 실행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반복되는 형식적인 포럼 유치에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미술 아카이브에 관심 있는 전시 기획자, 작가, 기록 관리학 연구자, 학생 등으로 구성된 청중들은 자발적인 관심과 필요에 의해 참석하였음을 반영하듯 4시간 반 내내 진지한 태도로 자리를 지켰다. 질의 시간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아카이브를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그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이번 포럼이 갖는 의의는 미술 아카이브 관련 기구 및 전문가의 교류와 협의체를 구축하는 시발점으로 기능하리라는 데에 있겠다. 따라서 미술 내 다양한 매체별 특성을 감안한 보다 세부적인 논의 추진과 나아가 성공 사례로서의 해외 아카이브 기관과의 교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발제자가 국가 차원에서 미술 아카이브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은 만큼 이번 포럼을 주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아르코예술정보관의 앞으로의 행보와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출전 | 서울아트가이드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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