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22 12:56
지난 6월3일 오후2시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순수예술 육성을 위한 토론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문화예술위원회 1기 위원회의 평가와 순수예술의 지원방식 및 그 지원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행사였다. 문화부예술정책과 박민권과장의 사회로 예술국 강봉석국장의 인사는“자율존중”으로 압축하였다.
토론회사회는 명지대문화예술대학원 이흥재교수가 맡았다. 1부는 광운대 이대희교수 발제로 ‘한국문화 예술위원회 새로운 역할모델’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출범과정, 성과와 한계, 발전 방안을 내용으로 발표했다. 토론자는 충무아트홀 윤정국사장“문화예술적 전문성과 경영적 전문성의 조화”, 숙명여대 김세준교수“시민을 위한 문화예술인가? 정치를 위한 문화예술인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한 오해와 현실들”, 한국예총 나호열정책연구위원“한국문화 예수위원회 개혁은 필요하다”, 한국문화 정책연구소 정희섭소장 “예술위의 발전은 자율성과 책임성의 강화가 관건이다”, 한국문화관광 연구원의 정갑영 선임연구원“전문성과 효율성 제고에 근거한 위원회구성과 운영”으로 토론했다.
2부는 한국문화 관광연구원 정광렬 연구위원 발제로 “문화예술창작 지원방식개선방안”을 내용으로 발표했다. 토론자는 한국작가회의 김형수이사(토론문 없음), 김달진미술연구소 김달진 소장 “문화예술 인프라지원의 중요성”, 연출가, 경희대 김두영 초빙교수 “연극예술지원방식 개선방향”, 무용평론가 문화일보 김승현문화부장 “창작지원 6가지 딜레마, 그 해결의 실마리 찾기”, 서울문화재단 김혁수 문화사업본부장 “서울시사후지원, 생활 속의 예술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을 토론했다.
자유토론으로 1부에서 시민예술NGO 오상길씨는“1기 예술위 일부에 의해 문제점은 있었지만 전체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경기문화재단에서 5년간 근무했었던 김보성씨는“이번 토론을 준비되지 않은 토론회”로 지적했다. 2부에서 한국예술창작촌연합회 김창수회장(마산아트센터대표)은 “문화 소외 지역에서 폐교활용”, 그리고 모씨는 우리정신인 전통문화의 무관심을 지적하기도 했다.
필자의 토론문은 그 동안 예술의 지원방식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위원회, 장르별 진흥원이 제각각 진흥이란 명목아래 산발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지자체들도 예산과 문화재단 기금으로 지원을 해오고 있으니 예전에 비하면 행복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지원금을 주는 곳이 많아 졌고, 액수도 늘었고, 예술창작환경이 좋아졌다.
그러나 서류심사를 통한 사전지원정책은 소액다건, 나눠먹기식 지원, 선례답습성지원, 개인 또는 예술단체에 대한 직접지원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일부에서 지원을 받아야만 작품을 만들고, 지원받은 만큼만 작품을 만들고, 일부는 지원금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창작의 질 저하를 불러 일으켰다. 치열한 창작정신은 훼손되고 지원이 없으면 창작하지 않는 풍토, 자생력의 약화를 불러왔다. 여기에 지원금이 한쪽으로 쏠려있어 공정하지 않다는 시비마저 일었다. 한마디로 무분별한 선심성, 전시성 정책과 지원이 예술창작전반을 병들게 하고 예술 시장을 하향 평준화시키며 국민의 문화 향유권은 뒷전으로 밀려나 버렸다.
1. 시각예술지원의 문제점
1) 창작실기와 외형에 치중
그 동안 시각예술은 전시회, 행사, 창작스튜디오, 작품구입지원, 전시공간 건축 등으로 실기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치중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국공립미술관은 1년 예산 중 자료구입비가 1%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자료실은 한 두 명이나 자원봉사에 의존한다.
2) 타 분야에 비해 빈약한 지원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중인 아르코예술정보관은 공연자료 위주로 치중되어 운영되고 있고, 영화 및 영상관련 자료가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되는 한국영상자료원이 독립적으로 운영중인 것에 반해 시각예술자료분야는 아직도 지원이 미비하다.
2. 시각예술자료지원의 필요성
1) 공익적 책무
오늘날 작가들의 전시가 늘어나고, 미술시장은 더욱 활성화되었는데 이런 기초사료들을 체계화하여 역사로 남겨야 한다. 또한 정보는 공공의 자산으로서 예술인, 연구자, 국민 모두가 폭넓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수집과 관리가 절실하며 일반인 및 전문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2) 신뢰성 있는 자료제공
미술계에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위작시비 등에 명확한 답을 줄 연구기관, 단체가 없으며, 또한 이를 뒷받침 해줄 신뢰성 있는 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외국의 경우 개인작가의 카달로그 레조네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시작상태이다.
3) 2차 자료의 생산
정보는 정확하고 공신력 있는 증거를 확보한 생산자가 있어 소통시켜야 한다. 항상 수요가 존재하는 작가의 활동사항, 전시공간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한국미술의 국제화를 위한 기반으로도 반드시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미술주제전문사서, 자료전문가, 아키비스트 및 학회모임도 필요하다.
3. 시각예술의 지원방향
1) 미술 아카이브
1995년 미술의 해에「미술문화정보센터 설립 연구」와2007년 국립예술아카이브(가칭)설립을 위한 「예술자료의 체계적 관리 활용방안연구」등 산발적인 보고서 발간 등이 있었을 뿐 발전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 학예연구
우리의 문화재, 시각예술관련자료의 구축과 출판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이에 현재 대부분의 문화유산 및 근대의 자료를 그것에 의존하고, 아직도 자료정리 및 학예연구에 관해서는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다. 학술단체 활동, 학회지 발간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전, 인명록, 통계, 목록색인, 작품가격리스트 발행 등의 사업은 수익사업과 멀지만 지원이 필요하다.
3) 미술평론
요즈음 미술계는 경매, 낙찰가격에 집중되며 미술비평은 미술시장 앞에서 비판도, 미술계의담론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미술사, 미술이론을 전공한 훌륭한 미술사학도들이 대부분 일반평균 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거나 지면 부족으로, 제대로 된 비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비평지 발간지원 또한 필요하다.
4) 큐레이터
우리나라는 비엔날레의 왕국인데 반해,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큐레이터가 부족하다. 이큐레이터들을 수용할 곳이 부족하고 독립큐레이터가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기존의 국공립미술관의 큐레이터의 전문적 활동도 강화되어야 한다. 창의적인 좋은기획은 전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5) 홍보마케팅
글로벌시대 한국현대미술해외진출을 도울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비엔날레, 아트페어, 전시등을 한곳에서 알릴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인사동에 공간을 마련이 절실하다. 온라인상에서도 영문홈페이지지원이 필요하다.
4. 결론
한국문화정보센터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한국미술작가 500인의공간」이 의욕적인 사업으로 시작되었지만, 예산만 사용하고 일반인에게 이용되지 않아 실패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의미 있는 사업들은 시작만이 아닌 운영과 관리를 제대로 해 나아갈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성실한 주관처가 필요하다. 민간의 전문 인력에게 위탁 관리하거나, 집중 지원하여 목적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각 예술지원은 좀더 폭넓은 관점을 가지고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할 때이다. 작품이 창작되는 단계만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작품이 전시되어 관람자에 의해 감상 되어지고, 감상과 비평이 활성화되는 순간까지 다년간의 지원이 이어져야 비로소 미술계 전반에서 자생력을 가지고 스스로 소통하는 형태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중요한 자료들은 아날로그자료의 보존과 디지털데이터베이스화가 필요한데 이는 국가의 문화자산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정보화시대에 수용자들에게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이 제일 부족한 것 중에 하나가 기록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눈에 드러나는 전시적 행사, 실적 보이기 좋은 사업에는 예산을 퍼붓는다. 미술의 중심이며 접근성이좋은 인사동 부근에 한국미술의 정보를 제공하고, 현대미술 사료를 정확히 남기는 아카이브와 홍보창구역할을 할 수 있는 복합적인 기능의 미술정보센터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이제 국가는 더 늦어지기 전에 기본문화예술 인프라지원에 나설 때이다.
- 김달진 2008. 0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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